▲전진 브릴스 대표가 본사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로봇은 이제 우리에게 더 이상 낮선 대상이 아니다. 첨단 제조산업부터 서비스 영역에 이르기까지 로봇을 활용하는 분야가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특히 로봇은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등과 함께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해 나가는 첨단산업이다. 정부가 최근 로봇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2030년까지 100만 대 로봇 보급과 국내 로봇시장 20조 원, 수출 5조 원 목표 등 ‘로봇산업 전략’을 발표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로봇 제조 및 솔루션 기업의 중요성은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나 로봇 산업 성장을 위해서는 로봇에 어필리케이션을 적용하는 솔루션 기업의 역할에 초점이 모아진다. 산업용로봇이나 서비스로봇, 전문로봇 등 모든 로봇이 환경에 맞게 제 기능을 수행하려면 그에 적합한 솔루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국내에 로봇 솔루션 기업들이 많지만, 설계에서부터 제작, 애프터서비스 등에 이르기까지 통합적이고 전문화된 로봇 솔루션 업체를 찾기는 어렵다.
이런 점에서, 로봇 자동화 설비 및 로봇 통합시스템 전문기업으로 로봇산업 혁신에 나서는 브릴스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한지 모른다.
로봇 자동화 시스템 솔루션 기술력을 갖추고, 국내 로봇 플랫폼 표준화를 주도하고 있는 전진 브릴스 대표를 만나 회사 역량 및 경쟁력, 성장 전략, 국내와 글로벌 로봇시장 현황, 로봇산업 발전 과제 등을 들어봤다.
-브릴스가 다루고 있는 로봇 영역은 어디까지인가.
“첨단 제조업부터 서비스 영역까지 다양하다. 로봇 표준화 플랫폼을 기반으로 구축한 산업용 로봇 솔루션, 즉 자동차, 반도체, 전자, 식품,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환경, 스마트제조업 등이 대표적이다. 앞으로 인구감소 및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물류와 군수, 우주항공산업에 활용하는 전문 서비스 로봇도 대상이다. 또 기존 산업 영역을 넘어 개인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커머스와 의료산업용 로봇인 웨어러벌 로봇, 의료·케어 로봇 등 개인서비스산업으로까지 넓혀나갈 계획이다.”
-브릴스는 어플리케이션 빅데이터를 통해 300여종의 로봇 표준화 플랫폼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표준화 플랫폼 솔루션이 다양한 산업의 혁신을 지원할 수 있나.
“표준화 솔루션은 무엇보다 로봇 제조기업과 수요기업을 효과적으로 연결할 수 있게 해 준다. 우선, 고리즘를 강화해 다양한 환경에서 사용자 친화적인 UI(User Interface)환경을 개선시킨다. 기술적 제한을 최소화해 범용 소트프웨어로 사용할 수 있다. 또 로봇 도입 기업에게 최적의 솔루션과 컨설팅을 제공하고, 저비용 고효율과 표준화된 공법 개발로 인건비 등 제 비용을 크게 감소시켜 주는 효과가 있다. 표준화가 돼 있지 않으면 설계에서부터 운영, 제어, 애프터서비스 등에 이르기가지 SI(시스템통합)업체와 수요 기업 간 이해관계 및 소통 문제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표준화 솔루션을 적용하면 인건비와 구축 시간을 절감해주는 등의 장점이 있다.” | ▲브릴스의 협동로봇인 '파렛타이징 로봇 시스템' |
-국내외 로봇산업 실태는 어떻나. “로봇은 생산 담당을 넘어, 가치를 만들어 내며 사회 전반에 걸쳐 뿌리를 내리고 있다. 그동안은 각 산업 제조현장에서 생산과 출하 작업을 수행하는 제조로봇이 주종을 이뤘다. 이제는 비즈니스 생산성 증대를 위해 다양한 형태의 전문적인 로봇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예를 들면, 연구·수술·신체재활 진단 등을 맡는 의료로봇, 채집·관리·수집·출하 등 스마트팜로못, 구호·관리·물류·건설·탐사를 맡는 서비스로봇, 과학·환경·탐사·극한시설 관리 등의 항공우주로봇 등이 그렇다. 나아가 케어로봇(요양자 케어, 채취, 간병), 가사로봇(홈서비스, 청소, 가전, 심부름), 교육로봇(학습 지원, 소셜로봇), 여가로봇(애완, 오락, 스포츠, 취미)등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제조산업에서 사용되던 로봇이 서비스 영역을 넘어 인간을 케어하는 영역으로 급속히 확대되는 중이다.”
로봇의 활용도가 다양해질수록 로봇산업 성장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의 로봇산업 밀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데, 이는 로봇을 활용하는 산업구조가 조성되면서 수요 및 교체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글로벌 로봇시장 규모는 2020년 444억 달러이던 것이 2021년 570억 달러, 작년 756억 달러에 이어 올해 900억 달러, 내년 1318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주요 국가들의 로봇산업 지원 경쟁도 치열하다. 우리 정부도 이달 중순 첨단로봇산업 전략을 발표하고, 3조 원 이상 투자와 전문인력 양성, 로봇 테스트필드를 조성하는 등 본격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의 이런 방침도 가열되고 있는 글로벌 로봇산업을 주도하기 위한 것으로 봐야 하나.
“지금 로봇산업은 전세계 국가적인 관심을 받는 혁신산업으로 여겨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작년 ‘2022년 지능형 로봇 중점 픅별 프로그램’에 따라 4350만 달러 자금을 제공했다. 일본도 2020년부터 내년까지 5억4000만 달러 이상의 예산이 ‘문샷(Moonshat) R&D 프로그램의 로보틱스 관련 프로젝트’에 배정됐다. 미국은 ‘국가로보틱스이니셔티브(NRU)’를 중심으로 심화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2021년만 1400만 달러를 지원했다. 독일도 ‘로보틱스R&D 프로그램’에 2026년까지 6910만 달러 등 5년간 총 3억4600만 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다. 우리 정부도 총 51개 과제의 로봇 규제 혁신을 통해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과감한 투자로 로봇시장 성장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민간 투자도 2025년까지 1조700억 원 투자가 예정돼 있어 국내 로봇시장 경쟁력 제고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국내 로봇산업이 제대로 성장하게 위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나.
“로봇 생태계가 시대적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로봇 제조사는 대체로 로봇을 도입하려는 기업에 직접 제품을 공급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대개 로봇 SI(시스템 통합)업체가 제조사로부터 원재료격인 로봇을 구입해 기업 요구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사후 관리까지 한다. 하지만 종합 SI업체가 드물고 대부분 아웃소싱 구조로 이뤄진다. 특히 표준화된 솔루션이 없다 보니. 현장에 맞게 커스터마이징을 하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비용도 늘어나기 일쑤다. 또 애프터서비스도 제대로 되지 않아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때문에 설계에서부터 디자인, 소프트웨어, 사후관리까지 가능하고, 표준화된 플랫폼 솔ㄹ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SI업체가 많아져야 한다.”
브릴스는 지난 2015년 창업 이후 로봇 자동화 솔루션 분야에서 초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매출이 2019년 28억 원에서 2020년 46억 원. 2021년 55억 원, 작년에는 103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 예상 매출이 200억 원으로 역시 두 배 가량 늘었다.
-업력 8년 차에 이 같은 급속한 성장 비결은 무엇인가.
“로봇이 필요한 모든 분야의 현장 상황에 맞게 적용하는 우수한 로봇 솔루션 기술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한마디로 로봇 자동화의 표준화가 핵심이다. 현재 개발해 놓은, 로봇 자동화에 적용할 표준화 품목이 300여종이다. 이런 다양한 로봇 솔루션을 통해 여러 분야에 로봇 자동화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것이 브릴스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핵심 역량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영업직원을 따로 두지 않고 사장 혼자서 영업할 수 있는 것은 이 떄문인가.
”브릴스의 영업은 찾아가는 방식이 아니라 찾아오게 한다. 로봇 자동화가 필요한 기업들이 직접 연락한다. 그러면 컨설팅을 통해 회사 실정과 작업 환경 등에 적합한, 표준화된 애플리케이션을 제시하고 구축해 준다, 일일이 환경에 맞춰 작업하는 ‘커스터마이징(costmozong)’방식으로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 매우 비효율적이다.”
하지만 로봇 솔루션 기업이라고 해서 모두 이 같은 로봇 자동화 표준화 플랫폼을 갖추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전문 로봇 솔루션 기업이 되려면 설계에서부터 제조, 애프터서비스 등까지, 그야말로 종합적이고 전문적인 로봇 솔루션 노하우를 갖추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그만한 기술력과 인력, 끊임없는 연구개발에 적잖은 투자비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렇다.
-브릴스가 국내 로봇 솔루션 대표 기업으로 인정 받는 핵심적 요인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볼 수 있나.
“국내 로봇시장에서 브릴스처럼 전문적인 통합 솔루션을 갖춘 기업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국내 로봇 기업 수는 로보봇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2만5000개 정도다. 여기에는 제조사도 포함돼 있다. 로봇 솔루션 업체는 2만4000개로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들 중 매출 1억 원 미만 기업이 52%, 10억 원 미만은 38% 정도다. 10억 원 미만 기업이 잔체의 90%를 차지한다. 100억 원 이상은 0.3%에 불과하고, 200억 원 이상 기업은 전무한 실정이다. 로봇시장이 아웃소싱으로 이뤄지면서 대부분 영세한 구조다. 우리처럼 규모와 기술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실제로 로봇 수요자는 로봇만 구입하는 게 아니라 시스템을 구입한다. 로봇 제조기업은 로봇을 많이 팔고 싶어도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 별로 없다보니, 한계가 있다. 한국 로봇 기술이 비공식적으로 세계 1위일 만큼 뛰어난 데도 성장률이 저조한 이유는 솔루션 기업이 별로 없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
-국내 로봇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로봇 제조도 중요하지만 로봇 설계에서부터 제조, 소프트웨어, 애프터서비스 등에 이르기까지 전문화된 솔루션 기업이 많아야 한다는 의미인가.
“로봇팔 제조사는 전세계 400개인데, 한국에 40개 기업 들어아 있다. 이들 기업이 1년에 2만대를 놓고 경쟁을 한다. 규모화된 솔루션 제공 기업은 자체 소프트웨어나 설계 시물레이션 등을 다하는데. 그렇지 못한 기업은 대부분 용역을 준다. 전체 로봇 솔루션 업체 중 연간 매출이 1억 원 미만인 기업이 절반 이상인데, 대부분 1인 사업장이다. 10인 미만 사업장의 84% 정도는 고객 주문을 받아 외주를 순다. 설계, 기계, 전기 등 외주를 통해 제품을 만들어 납품하기 때문에 애프터서비스가 제대로 안 된다. 국내 자동화 로봇의 실제 운용률은 30%도 안된다는 통계다. 결국 로봇시장 위축으로 성장률이 저조할 수밖에 없다.”
-회사 매출도 그렇지만 영업이익 측면에서도 괄목할 만하다. 그동안 영업이익률이 줄곳 15%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반적인 제조업 영업이익률이 2~3% 정도인 것에 견주면 5~7배나 된다. 영업이익률이 이렇게 높은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나.
“브릴스가 로봇 자동화 구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솔루션 기업이기 때문이다. 로봇팔 가격이 천차만별이지만 대당 3천만 원에 구입한 로봇팔에다 애플리케이션을 적용해 1억5000만 원에 판매한다. 부가가치가 5배 가량이다. 당연히 영업이익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올해 영업이익률은 25%에 달할 것으로 본다.”
브릴스는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수출 비중이 꽤 높다. 올해의 경우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수출 대상 국가도 주력인 미국과 유럽외 인도, 브라질, 멕시코, 베트남 등 다양하다. 이 회사가 중소벤처기업부가 추진하는 ‘글로벌 강소기업 1000+’에 선정된 것도 이런 배경과 맥이 닿아 있다.
-해외에서의 매출 비중이 이렇게 높은 요인은 무엇인가.
“지난 2020년부터 작년까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글로벌 시장 수출 비중이 26.7%를 차지했다. 올해는 절반에 이른다. 작년 이후 해외시장에서의 수주액 증가율도 연평균 50% 이상이다. 그만큼 글로벌에서의 수요가 많다. 인구 1만명 당 로봇 도입 대수를 따지는 로봇 수요밀도를 보더라도 한국이 932대로 세계 1위다. 다음이 싱가포르로 505대, 일본 390대, 독일 371대, 미국 256대, 중국 248대에 그친다. 이 수치를 보면 글로벌 시장 로봇 잠재수요가 많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내년에는 다양한 산업 수요와 안정적 시장을 보유하고 있지만 로봇 보급률이 낮은 미국과 유럽을 집중 공략하고, 아시아와 남미권 국가들도 더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브릴스의 품질은 중국보다 낫고, 가격면에서 일본보다 경쟁력이 앞선다. 글로벌 지사를 보유한 파트너와 제휴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을 대폭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쯤되면 로봇 솔루션 기업을 창업한 계기가 궁금하다. 지금 같은 회사를 일구기까지 어려움도 적지 않았을 텐데.
“AI 지능을 전공하고, 글로벌 기업인 미국 로봇 회사에서 13년간 근무하면서 로봇 솔루션에 대해 다양한 경험을 쌓은 것이 창업에 큰 도움이 됐다. 미국에서는 로봇 표준화가 일반적인데, 이를 고객맞춤형에서 벗어자지 못하고 있는 국내 시장에 적용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소자본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동안 우여곡절도 많이 겪었지만 전기 엔지니어링 전문성에다 로봇솔루션의 핵심인 경험이 적잖은 힘이 됐다.지금도 사람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한다. 이익금은 인력 충원에 쓴다.”
| ▲지난 3월 일산 킨덱스에서 열린 '2023 로봇월드 어워즈에서'에서 '어워드'상을 수상한 브릴스의 '스마트 AI 파렛타이징 CCTV 제품l |
-이런 덕분인지 올들어서만도 여러 상을 수상했고, 받은 인증도 수두룩한데.
“지난 3월 일산 킨덱스에서 열린 ‘2023 로봇월드 어워즈’에서 브릴스는 ‘협동로봇을 이용한 스마트 AI 파렛타이징CCTV’ 제품을 선보여, 기술성·혁신성· 효율성·파급성·시장성 등 전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어워드상’을 수상했다. 또 고용 창출과 인재 육성 성과를 인정 받아 ‘행복한 중기일자리 대상’ 우수상울 받았다, 이달 초 ‘벤처기업인의 밤’ 행사에서 ‘학습하는 기업인’상을, ‘이노비즈인의 밤’ 행사에서 특허청장을· 각각 수여했다. 이밖에 소부장 전문기업·뿌리기업·경영혁신형 및 기술혁신형 중소기업·기술평가우수기업 등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다. 10개의 특허를 가지고 있고, 현재 출원중인 특허만 7개다.
-내년에 IPO(기업공개)를 계획하고 있다고 들었다.
“내년 하반기로 계획하고 있다. IT기업으로서는 좀 늦은 편이지만 국내 로봇솔루션 업체의 첫 상장이 될 것이다. 당초 사업을 시작하면서 10년 후쯤 기업공개를 하겠다고 생각했다. 내년이면 만 9년이 돼 예상해 온 것과 거의 맞아떨어지는 셈이다. .”
-브릴스의 비전과 목표는 무엇인가. “미래와 사람을 이어주는 밝고 행복한 가치’를 만드는 게 비전이다. 이를 통해 미래 지향적인 로봇산업의 혁신을 주도해 나가려고 한다. 특히 로봇 티칭을 통해 고령자라도 로봇 자동화시스템을 손쉽게 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궁극적 목표다. 휴대폰을 사면 누구나 작동할 수 있는 것처럼, 사용법만 이해하면 오퍼레이터로서 로봇을 어렵지 않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토요경제/ 이승섭 대기자 sslee7@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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